오카야마현과 효고현의 경계에 위치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오니베코 마을. 이소카와 경부의 추천으로 요양차 이 곳을 방문한 탐정 긴다이치 코우스케는,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공놀이노래의 가사대로 젊은 여성들이 차례차례 기괴한 죽음을 맞이하는 연속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그리고 사건을 수사하는 도중, 20여년 전에 마을에서 일어났던 미해결 살인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데...
전통과 인습이 아직도 남아있는 전후 일본의 시골마을을 무대로 가문에 얽힌 혈통의 비밀과 텍스트를 따른 모방살인, 기괴한 범인상 등은 '옥문도' 나 '팔묘촌', '이누가미가의 일족' 등의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 가지 마음에 걸렸던 것은 약하다면 약했던 살인의 동기. 긴다이치의 '추측' 으로 동기를 서술하는 것보다는 범인에게 최종 변론의 기회를 주는 편이 더 공감이 가질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자잘한 술수를 쓰지 않은 간결한 이야기 구성이나, 고전적이고 드라마틱한 인간관계와 그 사이에서 조용히 흐르는 악의와 증오 등의 감정 묘사는 역시 훌륭하다. '이누가미가의 일족' 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에서 가장 눈이 가게 되는 것은 역시 입체적으로 묘사되는 캐릭터와 그들 사이의 굴절된 인간관계이다. 살인의 동기로써는 부족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를 야지우마적 호기심으로 들여다보다 그 안에 숨겨진 진실과 악의를 발견했을 때 느끼게 되는 섬뜩함, 그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여름에는 역시 긴다이치 시리즈다. 이런 식으로 매년 여름마다 남은 작품을 읽어나가는 것도 좋을 듯.